크게 기대하지 않고 남들이 다 가니까 가볼까 하고 갔던 몽생미셸 투어였는데 정말 기대 이상으로 너무너무 좋았어요!

이미 유럽에서 여러 성들을 가본터라 성의 외관에 대한 임팩트는 없었지만,  신경득 가이드님의 설명과 함께하니 너무나 특별한 여행이 됐어요. 차 타고 가는 3시간이 어떻게 흐르는지 모르게 재치와 입담, 해박한 지식으로 전쟁사, 미술사, 종교사를 엮어 중세유럽의 생활과 문화에 대해 이야기해주시는데, 그 설명을 듣고 몽생미셸을 걸어보니 제가 정말 중세시대에 와있는 듯한 느낌이 들더라구요. 중세 평민들의 삶을 엿볼 수 있었던 성 아랫쪽과  가이드님의 설명이 너무나 유익했던 수도원 내부 투어까지. 혼자 간다면 아무것도 모르고 둘러봤을 여러 공간들이 의미있게 다가와 좋았습니다.  

누린내 난다는 편견을 깨준 양고기 점식식사도 맛있었고 사과로 만든 Cidre 음료도 새콤달콤하니 새로운 맛있었어요. 그 후에 숨겨둔 비경이라며 데려가주신 아무도 없는 양들이 뛰노는 너른 들판과 저 멀리 흐릿하게 보이는 몽생미셸 실루엣도 잊을 수 없는 감동! 개인적으로 갔다면 절대 보지 못했을 풍경이었어요. 울타리 열어주셔러 몰래 들어가서 양들이랑 나잡아봐라도 하고ㅋㅋㅋ 양이 생각보다 빨라서 놀랐네요.

몽생미셸 이후 이동한 옹플뢰흐도 가이드북에 나온 것 이상으로 중세의 모습을 잘 간직하고 있더군요. 저는 개인적으로 항구보다 테레사 수녀가 세례받고 삶을 마쳤다는 중앙광장의 성당이 기억에 남아요. 오크로 지은 한 번도 소실된 적 없는 성당이라는데, 여러 번의 큰 전쟁의 무대가 된 유럽에서 복원하지 않은 옛모습 그대로를 간직한 성당을 만나는 건 정말 드문 일이라 더 좋았네요. 대리석이 아닌 목조건물에서 느낄 수 있는 세월의 흔적과 몇 백년 전 중세사람들의 손길이 닿았을 때 탄 기둥들... 성당 안에 가만히 앉아서 중세시대 사람들이 일요일마다 미사 드리러 마을의 중앙에 있는 성당으로 모여드는 상상을 해봤답니다. 항구 주변의 다닥다닥 붙은 작은 집들도 너무 예뻤어요!

노르망디의 전형적인 흐린 날씨와 맑게 갠 하늘을 다 보고 와서 더욱 인상깊은 노르망디 여행이었어요.

아침 일찍 시작해 저녁 늦게 끝나는 투어라 부담스러울 수 있지만, 강추합니다!

단순히 유럽의 이색적인 풍경만 보고 감탄하는 것뿐만 아니라 유럽에 대해, 프랑스에 대해 문화,역사적으로 이해하고 접근할 수 있는 여행이에요. 아는만큼 보인다고, 가이드님의 설명과 함께하니 어느 여행 다큐멘터리에 풍덩 빠졌다 나온 것 같은 경험이 됐답니다. 가이드님껜 죄송하지만 장거리 여행이니만큼 잠깐 눈도 붙일 수 있었고요. 개별적으로 가면 내릴 기차역 놓칠까봐 멀어도 잠도 못 자잖아요ㅎㅎ

멋진 여행상품 만드신 샘여행사, 그리고 훌륭한 이야기꾼이자 뷰포인트에서 사진 열심히 찍어주신 신경득 가이드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