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이건 꼭 가셔야 해요. 번잡한 파리 시내에서 벗어나서 힐링하기에 최고! 

지베르니 투어는 지베르니-오베르 쉬흐 우와즈-샹띠성 이렇게 세 코스인데 전 빈센트 반 고흐를 좋아해서 오베르 쉬흐 우와즈 간단 생각에 설레며 출발했어요. 근데 오베르 쉬흐 우와즈도 기대만큼 벅찼지만 지베르니도 못지 않게 감동받아서 의외의 수확이랄까, 정말 행복한 투어였어요. 

지베르니는 오랑주리 미술관에서 모네의 수련 연작 보고 가시면 감동이 두 배, 세 배, 네 배! 그림에 나온 곳을 실제로 보니 신기하더라구요. 그림에선 다양한 시간대의 모습이 나오지만 전 아쉽게도 아침햇살에 반짝이는 호수밖에 못 봤어요. 그래도 파란 하늘이 비친 연꽃으로 덮인 호수는 정말 아름답더라구요. 무엇보다 정원이 압권! 개인이 이렇게까지 정원을 가꿀 수 있다니...놀라울 뿐이었어요. 프로필 사진 항상 꽃인 한국어머니들 빙의해서 꽃 사진만 50장은 넘게 찍었네요. 한국에선 볼 수 없는 형형색색 고운 빛깔의 꽃들이 정말 많더라구요. 꽃 좋아하시는 엄마랑 할머니 생각이 많이 나는 곳이었어요.

오베르 쉬흐 우와즈는....말이 필요없죠. 혼자 가면 기차 갈아타며 가야하길래 낯선 프랑스어에 겁먹고 갈 수 있을까 하던 참에 좋은 투어상품 보고 다녀왔는데 정말..고흐 좋아하신다면 안 가시면 후회해요. 이사를 많이 다니던 고흐라 머문 곳이 그대로 남아있는 경우가 잘 없는데 오베르 쉬흐 우와즈의 여인숙에는 고흐가 살던 방이 그대로 남아 있어요. 건물도 그 때 그대로고요. 박물관같이 해뒀는데 프랑스어, 영어로 전문 가이드가 설명해주고 영상도 보고, 나름 알차게 준비해뒀더라구요. 무엇보다 마을 곳곳에 고흐가 이젤을 놓고 그림 그렸던 실제 장소에 그림 사진을 갖다 두고 비교해 볼 수 있게 해뒀는데...비록 다른 시간이지만 같은 장소에서 그 풍경을 보고 있단 사실이 벅찼어요. 외롭고 고단하고 때론 비참했던 고흐의 삶을 생각해보면 뭉클하고요. 마을투어 중 고흐와 동생 테오가 함께 잠든 마을 공동묘지에 들르는데 고흐 생의 마지막 70여일을 상상하며 한 바퀴 둘러보세요. 그림을 통해서만 느끼던 고흐를 공간을 통해 느끼는 색다른 감동이 있어요. 고흐 그림 중 '천둥'과 '까마귀 나는 밀밭'을 좋아하신다면 무조건 가셔야 해요! 드넓고 쓸쓸한, 바람불던 그 밀밭은...정말 직접 보셔야해요.   

마지막으로 덤이라고 하시던 샹띠성 투어! 중세 귀족의 삶을 가장 잘 보존한 성이 아닐까 싶어요. 유럽 여러 나라에서 다양한 성 실내투어 했었는데 생활상이 가장 잘 느껴지는 성이었어요. 당장이라도 서재에서 귀족 자제가 가정교사에게 수업을 듣고, 거울이 잔뜩 있는 연회장에선 무도회가 열리고, 그림이 걸려있는 갤러리에서 성주가 자신의 컬렉션을 손님에게 자랑스에 뽐내고 있을 것 같았어요. 친구 중에 미래에 유럽에 성 하나 장만하는 게 꿈인 친구 있는데 이렇게 인테리어하라고 사진 잔뜩 보내줬네요ㅋㅋ 

사람 많고, 건물은 빽빽하고, 푸르름은 없고, 소매치기에 항상 긴장해야 하는 파리에 약간 지쳐있었는데 한적하고 푸른 세 곳에서 힐링 제대로 하고 왔어요. 전 혼자 갔는데 신경득가이드님이 잘 챙겨주시고 같이 투어하신 분들도 너무 좋아서 심심하거나 외롭지 않게 정말 재밌게 다녀왔어요! 

지베르니 투어, 미술 특히 인상주의에 관심이 있으시다면 강추합니다!!